눈꽃축제 때 산행 행사 열리는 코스로 능경봉 - 고루포기산 산행객들은 크게 두 부류다. 당일치기 눈꽃 산행을 즐기러 온 사람들은 대관령휴게소에서 시작해 능경봉 - 고루포기산으로 남진해 내려간다. 한편, 백두대간 종주를 하는 이들은 남에서 북으로 거슬러 오르는 것이 상례다. 때문에 종종 등산객들간 마주치는 일이 생긴다.
최근 바로 옆에 풍력발전기 한 대가 선 대관령 남쪽 옛 하행선 휴게소 주차장에서 동쪽을 보면 영동고속도로 준공기념비가 우뚝하다. 우선 이곳까지 긴 계단을 올라가도록 한다. 바람이 조금이라도 불면 차 안에서 방풍의까지 완벽히 갖추어 입고 길을 나선다.
긴 계단을 올라가 기념비 우측 옆을 보면 능경봉 등산로 초입과 큼직한 등산로 안내판이 보인다. '능경봉 1.8km, 제왕산 2.7km, 대관령박물관 7.6km' 라 쓰인 팻말도 서 있다.
안내판 왼쪽 옆으로 접어들어 주욱 능선길을 500m쯤 걸어가면 임도와 더불어 산불감시초소와 샘터가 있다. 여기서 왼쪽으로 임도를 따라 가면 제왕산 능선이며, 능경봉 등산로는 초소 바로 옆 숲속으로 나 있다. 초소 바로 옆에 샘터가 있는데, 눈으로 깊게 덮여도 호스를 따로 빼서 물을 받을 수 있게 해둔다. 횡계 주민 중 이 샘을 이용하는 이들이 많다.
산불감시초소 이후 숲속으로 접어들며 바람도 적당히 숨을 죽이지만 12월~3월의 겨울이면 십중팔구 깊은 눈이 쌓인다.
1월이면 허리까지 눈이 깊이 빠지기도 하지만, 대개 며칠 지나지 않아 길이 뚫린다. 능경봉 북서 사면 길은 비교적 완경사다. 20분 남짓 참나무가 숲을 이룬 길을 걸어 오르면 밧줄이 설치된 급경사 길에 이어 곧 능선 위로 오른다.
능선 위에 서면 왼쪽 아래로 신설 영동고속도로가 내려다뵌다. 그 얼마 후 곧 능경봉 정상 이다 .
능경봉 정상은 주위가 숲에 가려진 평평하고 작은 공터여서 오래 머물 일이 없다. 정상 이후는 긴 내리막길로서, 경사가 다소 급해도 비교적 순한 편이다.
여전히 참나무로 이루어진 숲지대다. 능경봉 정상에서 10분 거리엔 등산객들이 정성으로 쌓아올린 '행운의 돌탑'이 길 우측에 서 있다.
능경봉 정상을 떠난 지 약 1시간20분만에 다다르게 되는 '제1쉼터'는 왕산골 계곡길이 갈라지는 안부다. '능경봉 3.7km, 고루포기산 1.4km' 임을 알리는 팻말이 서 있다. 안부에서 100m쯤 내려가면 길 오른쪽에 샘터가 있지만, 겨울에는 물론 깊은 눈에 뒤덮여 버린다. 이 샘터를 지나 왕산골로 하산하는 길은 별로 이용하는 이가 없다.
만약 점심을 지참했다면 이곳 안부 이전의 어딘가에서 들도록 한다. 이곳 안부까지는 저의 대관령전망대에서 북으로 흘러내린 지능선이 울타리 역할을 해주어 비교적 바람이 약하기 때문이다.
왕산골 갈림지점 이후는 이 코스 중에서 가장 경사가 급하다. 제법 긴 시간 걸은 이후여서 걸어도 한결 힘겹고 점차 바람도 강해진다. 왕산골 안부를 떠난 지 40여분 뒤 이 코스에서 가장 전망 좋은 곳인 대관령전망대에 다다른다.
별다른 시설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 암반 위로서, 대관령 일대의 설원 풍경이 한눈에 바라뵈는 시원스런 곳이다.
그 이후로는 평지나 다름없는 평평한 길이 이어진다. 15분 뒤, 이윽고 고루포기산 정상 전의 갈림길목(제2쉼터)에 다다른다. '고루포기산 400m, 오목골 1.6km' 팻말이 선 이곳에서 그냥 곧바로 우측 오목골로 하산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적잖은 이들이 고루포기산 정상까지 다녀온다.
송전탑 지나 둔덕을 100m쯤 오르면 고루포기산 정상이다. 철제 벤치도 놓였고, 고루포기산 정상 팻말, 백두대간 등산로 안내판 등도 세워져 있다. 능경봉까지 4km라 한 수치는 틀린 것이다. 도상 거리만도 5km가 넘으므로 실거리는 6 km 정도 된다.
정상에서 북쪽 피덕령 방면으로도 족적이 보인다. 그러나 대간 종주자들이 다닌 길이어서 한결 희미하고 닭목재까지 가야 도로를 만나므로 되돌아서서 제2쉼터로 간다.
제2쉼터에서 서쪽 직각 방향의 오목골 갈림길로 접어들어 능선을 따라 500m쯤 가면 급경사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밧줄이 매어져 있어도 사람들이 종종 실족할 만큼 경사가 급하고, 밧줄 이외 잡을 만한 나무도 별로 없는 엄청난 급경사다.
그러므로 이곳으로 내려서기 전에는 반드시 아이젠을 착용토록 한다. 계곡 바닥에 내려선 이후 계류 오른쪽으로 길게 가로질러가다가 굵은 지류 한 가닥을 지난다. 그후 300m 더 내려가면 커다란 등산로 안내판이 선 농장길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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