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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 Jarreau : Jazz : 스캣(scat) 보컬의 매력이 느껴지는 팝-재즈 보컬주자 알 자로

내가아는세상/음악이야기

by 미스터산 2011. 1. 25.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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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캣(scat) 보컬의 매력이 느껴지는 팝-재즈 보컬주자 알 자로(Al Jearreau)는 1980년대 활동한 보컬리스트 바비 맥퍼린(Bobby Mcferrin)과 함께 현역 남성 재즈 보컬의 선두에 위치한 인물이다. 그는 그래미상에서 팝, 재즈, R&B 보컬부문을 고루 수상하며 '보컬 연주의 그랜드 슬램'이라는 보기 드문 기록을 남겼다.


1940년 3월 12일 위스콘신주 밀워키 출생인 알 자로는 목사였던 아버지 덕택에 4세 때부터 교회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가스펠과 R&B 음악에 영향을 받았던 그는 재즈 보컬인 형 에밀의 영향을 받아 재즈를 음악의 목표로 삼게 된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 아이오와 대학에서 석사를 마친 다음해인 1966년부터 낮에는 카운슬러로, 밤에는 재즈 가수 겸 작곡가로 활동한다.


이후 3년을 보낸 알 자로는 1965년 일리노이즈 주 출신의 친구가 설립한 소규모 레이블에서 소리소문 없이 [1965]라는 이름의 앨범을 내놓는다. 하지만 홍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발매된 이 앨범은 1975년 데뷔 앨범을 내놓기 전까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음반으로 남게 된다. 지금도 CD로 재발매되지 않은 이 앨범에는 "My Favorite Things", "Come Rain or Come Shine" 등의 곡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당시 알 자로의 '재즈 보컬리스트'로서 강한 열망을 읽을 수 있는) 재즈적인 성향을 강하게 담고 있었다.


1968년 전업 가수를 선언, 그로부터 7년간 업소를 돌아다니며 무명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재즈 록 키보디스트 조지 듀크(George Duke)와 함께 작업하는 등 클럽계에서는 이미 적지 않은 명성을 쌓게 된다.

1970년 초까지만 해도 정통 재즈보다는 헤비 메탈이나 재즈 퓨전 같은 꽉 찬 사운드에 대중정서가 쏠려있었던 만큼 목소리로만 승부하는 재즈 보컬은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오랜 무명생활동안 자신만의 스캣 스타일을 개발하기 위해 내공을 다지며 때를 기다렸고, 마침내 1975년 워너 브라더스사의 사장 모 오스틴에 의해 발굴된다.



리프라이즈(Reprise)레이블을 통해 선보인 그의 데뷔작 [We Got By](1975)는 후에 재즈 기타리스트 조지 벤슨의 [Breezin'](1976)에 참여했던 명 프로듀서 토미 리푸마(Tommy Lipuma)가 프로듀싱을 맡는다. 전곡이 자작곡으로만 채워진 데뷔 앨범에서 그는 1940-50년대 비밥 재즈 보컬 주자를 연상시키는 한층 다져진 보컬 기량을 십분 발휘한다.

재즈 록이 강세를 띈 미국보다 유럽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알 자로는 두 번째 앨범 발표에 앞서 가진 유럽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친다. 유럽에서 얻은 찬사는 이듬해 1976년 독일음악 아카데미가 수여하는 최우수 신인가수상 수상으로 이어진다. 탁월한 스캣 기량이 잘 응축된 "Agua de beber"가 수록된 2집 [Glow](1976)를 발표하였다. 이 앨범에는 리온 러셀(Leon Russell)의 "Rainbow in Your Eyes",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A.C Jobim)의 "Agua de Beber",  제임스 테일러(James Taylor)의 "Fire and Rain", 알 스튜어트(Al Stewart)의 "Somebody's Watching You"를 리메이크하여 수록하였고, 당시 최고 세션진들(기타: Larry Carlton, 건반: Joe Sample, 프로듀서: Tommy Lipuma & Al Schmitt, 베이스: Wilton Felder 등)의 참여로 특유의 예측할 수 없는 톡톡 튀는 보컬 애드립은 상대적으로 감소했지만, 상당히 잘 다듬어진 깔끔한 구성의 곡들을 담아내었다. 앨범 발매 후 독일 베를린 재즈 페스티벌에 참가한 알 자로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독일의 '쉬피겔' 지는 '13년 동안 이렇게 대성공을 거둔 뮤지션은 처음'이라고 격찬했으며, 평론가들도 '완벽한 오케스트라와 같은 보이스의 소유자'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렇듯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지만 미국에서의 알 자로에 대한 반응은 여전히 저조했다.


1977년 재즈 피아니스트 데이브 브루벡(Dave Brubeck)의 명곡 "Take five"를 자신의 보컬 연주로 리메이크해 히트시킨 1977년 유럽 라이브 실황 더블 앨범 [Look to the rainbow]를 내놓으며, 그 해 미국 그래미 시상식에서 베스트 보컬 부문을 수상한 알 자로는 이 때부터 미국 내에서도 크게 주목받게 된다. 이 시기가 그의 최전성기라고 할 수 있다. 계속해서 1978년 발표한 앨범 [All Fly Home]으로 알 자로는 두 번째 그래미 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게 된다. 또한 일본에서 열린 동경가요제에 참가하여 은상을 수상하는 전성기를 구가하였다.


1980년 5월 발표한 [This Time]은 빌보드 앨범 차트 27위에 오르며 첫 골드를 기록, 그가 서서히 미국 대중들에게 호감을 얻기 시작한다. 재즈 피아니스트 칙 코리아(Chick Corea)의 스탠다드 "Spain"을 보컬로 리메이크 해 좋은 반응을 얻었고, 경쾌한 "Never give up" 역시 관심을 끌었다.


1981년 6집 [Breakin' Away]는 앨범 차트 9위를 기록하며 바야흐로 그의 전성시대를 예고했다. 수록곡 중 감미로운 러브 발라드 "We are in This love together"와 독특한 스캣 사운드의 펑키한 넘버 "Roof garden"이 인기를 얻는다. 이 앨범으로 알 자로는 그 해 그래미 시상식에서 베스트 팝 보컬상과 베스트 재즈 보컬 상을 거머쥐며 음악성과 대중성 모두에서 인정받는 국제적인 뮤지션으로서의 위치에 오르게 된다. 당시 재로의 창법은 '재즈 보컬'이라는 테두리에 한정되어 있지 않았다. 그의 음악에는 팝, R&B, 록적인 성향이 다분했다. 


그는 노래라기보다는 흥얼거리는, 혹은 오물거리는 이른바 '스캣 싱잉(Scat Singing)'이라 불리는 창법으로, 유머러스한 재치와 발군의 테크닉으로 그만의 보컬 스타일을 창조해내었다. 그리고 그만큼의 개성과 명성에 뒤따른 최고의 세션진들(데이빗 포스터(David Foster), 얼 크루(Earl Klugh), 스티브 갓(Steve Godd), 제프 포카로(Jeff Pocaro), 조지 듀크(George Duke), 래리 윌리암스(Larry Williams), 톰 스콧(Tom Scott), 스티브 루카서(Steve Lukather) 등)과의 호흡을 그의 음반에서 만날 수 있었다.


플래티넘을 기록한 앨범 [Breakin' Away]의 성공에 이어 7집 [Jarreau](1983)도 앨범차트 13위에 올라 물오른 인기를 실감한다. 그의 콘서트 주요 레파토리로 등장하는 수록곡 "Mornin'"과 "Boogie Down"은 한층 경쾌하고 펑키한 매력을 통해 발산하며 그만의 사운드를 정립한다.


자신의 앨범 작업 외에 다방면으로 음악 활동을 펼친 그는 데이빗 샌본(David Sanborn), 밥 제임스(Bob James)의 듀엣 작 [Double Vision](1986)에서 객원 싱어로 참여 "Since I feel for you"의 리드 보컬로 참여하며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다. 1984년 발표한 런던에서의 실황 앨범 [in London]에 이어 1986년에는 80년대 댄스 팝의 '마이다스의 손'으로 불렸던 나일 로저스(Nile Rogers, 디스코의 선구적인 그룹 쉭(Chic)의 베이시스트)가 프로듀서를 맡은 [L is for Lover] 앨범 등 좀 더 팝적인 성향의 여전히 완성도높은 작품들을 내놓으며 1980년대를 마감했다.


1988년 싱글 "So good" 발표 이후 4년 정도의 공백기를 가진 그는 1992년 재즈와 R&B를 솜씨 있게 절충한 [Heaven & Earth]를 발표하였다. 이 앨범은 대표적인 퓨전 팝 프로듀서 나라다 마이클 월든(Narada Michael Walden)이 프로듀싱한 것으로, 타이틀곡을 비롯하여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의 "Blue in Green"을 보컬로 소화해 호평을 받으며, 다시 1993년 그래미상 R&B 부문을 획득한다.


이듬해 발표된 라이브 음반 [Try a little tenderness](1994)는 재즈 베이스주자 마커스 밀러(Marcus Miller)가 프로듀스하고 조 샘플(Joe Sample), 폴리노 다 코스타(Paulinho Da Coasta), 에릭 게일(Eric Gale), 필립 세시(Philippe Saisse)와 같은 호화 세션진이 연주로 참여하며 그의 보컬에 생기를 보탠다. 엘튼 존의 히트곡 "Your song"을 비롯, 재즈의 고전인 조지 거쉰의 "Summertime"을 새롭게 리메이크해 수록한 앨범은 기존에 추구해왔던 팝 성향의 재즈 보컬과 정통 재즈 보컬의 느낌을 고루 담아냈다.


1996년 발매된 2곡의 신곡을 담은 그의 첫 베스트 앨범 [Best Of Al Jarreau]을 발표하였다. 오랜 음악적 동료인 조지 듀크와 공동으로 프로듀서로 참여한 자신의 첫 번째 컨필레이션 음반이었던 [Best Of Al Jarreau]를 끝으로 워너브라더사를 떠난 알 자로는 다시 4년여의 공백기를 가진 뒤 2000년, 재즈 레이블 GRP를 통해 바네사 윌리암스(Vanessa Williams)와 함께 부른 "Gods Gift to the World"가 수록된 앨범 [Tomorrow Today]를 발표, 여전히 부드럽고 감칠맛 나는 보컬 연주를 들려줬다.


2002년 발표한 앨범 [All I Got]에는 전작에서 호흡을 맞춘 프로듀서 폴 브라운과 함께 스무드 재즈, 어덜트 컨템퍼러리 성향의 팝, 그리고 펑크(funk) 등의 다채로운 사운드를 담아넣었다. 또 이 앨범에는 허스키 보이스의 대명사 조 카커와 함께 대조적인 두 보이스 컬러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Lost And Found"이 수록되어 있다. 2004년에는 27년만에 정통 재즈 스탠다드로 회귀한 알 자로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Accentuate the Positive]를 발표하였으며, 조지 벤슨(George Benson)과 함께 레코딩하였던 2006년 앨범 [Givin' It Up]으로 그래미 세 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하였다.


앨범 작업이외 다방면으로 음악활동을 펼친 그는 1987년 영화배우 브루스 윌리스가 주연으로 등장한 인기 TV외화시리즈 <블루문 특급(Moonlighting)>의 주제가 "Moonlighting"을 불러 화제가 되며 그래미상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고, 뮤지컬 그리스(Grease)에 천사로 역으로 출연한 바있다. TV시리즈 <Undercover>, <Touched by Angel>에 게스트 출연, R&B 싱어인 베스타 윌리엄스와 맥도널드 CF에 출연은 그의 대중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활동이다.


2003년 내한 공연을 갖기도 했던 알 자로는 도시적인 그루브, 소울 풍의 로맨틱 발라드, 즉흥적인 재즈 스타일, 가스펠, 아프리카 스타일의 축가 등 수 십가지 보컬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금세기 최고의 보컬리스트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그는 작곡에 있어서도 탁월함을 드러낸 싱어송 라이터이다. 새로운 시도와 독창적인 창법으로 40년 가까이 음악인생을 걸어온 알 자로는 2001년 3월 헐리우드 '명예의 거리(Walk of Fame)'에 별을 새기며 거장 뮤지션을 넘어 그의 목소리 만큼이나 다재다능한 엔터테이너로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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