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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rogyra : Progressive Rock - 그 누구도 결코 흉내 낼수없는 그들만의 음악세계

내가아는세상/음악이야기

by 미스터산 2011. 1. 1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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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rogyra는 70년대 초 브리티쉬 포크록 - New British Folk Rock Movement - 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데 전혀 손색없는 팀이다. 국내에 처음 수입음반으로 소개되었던 Spirogyra의 3집인 「Bells, Boots & Shambles」를 처음 들었을때의 Barbara Gaskin의 목소리는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수수한 외모이지만 어딘가 매력적인 모습을 풍기고 있는 그녀의 모습과 보컬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이렇다할 가식없이 담담한 어조로 내뱉는 그녀의 보컬은 담백하면서도 정감어린 목소리였다. 이어 부푼 꿈을 안고 접했던 이들의 데뷔작은 리더인 Martin Cockerham의 놀라운 음악적 재능을 발견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1집부터 순서대로 들었으면 그의 탁월한 음악 센스를 사전에 감지하고 있었을텐데 3-1-2집 순서로 들을 수 밖에 없었던 탓으로 사실 Barbara보다는 관심의 대상에서 밀려나 있었다. 하지만 광기어린 그의 보컬과 기타는 Barbara의 보컬과 상호 대립적인 면을 보이고 있으면서도 그 속에서 독특한 하모니를 이뤄내고 있다.

이제 이들의 과거를 더듬어 보기로 하자. 영국 켄터베리 그룹인 Egg의 기타리스트 Steve Hillage는 Kent 대학 시절 동창생인 Steve Borrill(bass), Julian Cusack(violin, keyboards) 그리고 Martin Cockerham과 함께 음악을 하다가 그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은 69년에 Spirogyra를 결성했다. 이어 철학을 전공하던 여대생 Barbara는 브리티쉬 음악계의 마당발인 Steve Hillage의 주선으로 Spirogyra에 가입하기에 이른다. 그뒤 이들은 활동지를 런던으로 옮겨 같은 시기에 결성되었던 Steve Hillage의 그룹인 Egg와 함께 클럽등을 돌면서 왕성한 라이브 공연을 가졌다. 클럽과 대학교의 캠퍼스를 순회하기도 하면서 네덜란드에 2∼3차례 정도의 투어공연도 가지는등 정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당시 전세계적으로 휘몰아쳤던 싸이키델릭 사운드의 유혹을 뿌리치고 이들은 포크록을 추구함으로 인해 Mellow Candle, Bread Love & Dreams등의 그룹들과 함께 Fairport Convention, Pentangle 이후의 제2기 브리티쉬 포크록의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September Production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이들은 B&C 레코드사와 계약을 맺고 71년도에 데뷔 앨범인 「St. Radigunds」를 공개한다.상기되어 있는듯한 Martin의 목소리로 시작되는 첫 곡 (The Future Won’t Be Long)은 느린 템포로 전개되다가 갑자기 등장하는 Julian의 격렬한 바이올린으로 곡의 분위기가 발전되면서 드라마틱하게 펼쳐지는 연주와 Martin과 Barbara의 보컬 하모니 그리고 질풍같은 기세로 내딛는 Julian의 활놀림이 무아지경으로 빠져들게 하면서, “와! 이런 포크록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무의식중에 생겨난다.

이어 Martin의 나른한 보컬이 에코우로 처리되면서 시작되는 (Island)는 점차 목소리의 톤이 올라가면서 이를 받쳐주고 있는 기타와 바이올린 역시 날렵한 템포로 진행되어진다. Julian의 발군의 테크닉을 보여주고 있는 활놀림은 아라비아풍의 분위기도 연출해 내고 있다. 


다음 곡인 (Magical Mary)는 듣고 있노라면 바이올린과 기타란 악기가 멜로디 뿐만이 아니라 리듬 악기로서의 역할도 훌륭하게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마치 극도로 절제되어 있는듯한 즉흥연주(Imporvisation)를 접하고 있는 느낌을 준다. (실제로 이 앨범의 제작 기간은 한 달이 조금 넘는 시간으로 많은 부분들이 스튜디오 라이브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한 선장의 나지막한 독백 스타일로 전개되는 (Captain’s Log)는 각종 효과음의 사용으로 작품의 내용을 충실하게 재현해 내고 있다. 처음 Spirogyra의 3집을 들었을때 그저 Spirogyra는 Barbara Gaskin의 목소리만 돋보였을 뿐 Martin의 존재는 사실상 그렇게 부각되어지지는 않았다. 
물론 (The Sergeant Says)라는 곡에서 그의 재능이 보이기는 했지만 인상적이기에는 불충분했다. 

하지만 데뷔작은 Martin이 없었다면 Spirogyra가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막연한 상상을 해볼 정도로 그의 음악적 “끼”를 모두 발산하고 있다. 잔잔한 피아노로 시작하는 (At Home In The World)에서는 Robert Kirby의 관악기 사운드의 배치가 인상적인데 자칫 단조롭기 쉬워질 수 있는 포크록의 약점을 잘 커버해 주고 있다. 


한편의 무용담(武勇談)을 듣고 있는 듯한 곡 (Cogwheels Crutches And Cyanide)는 카리스마적 광기를 분출해 내는 Martin의 “끼”를 마음껏 느낄 수 있는 곡으로 뜨거운 가슴의 소유자인 그의 호흡을 접할 수 있다. 
(Time Will Tell)은 이 앨범에서 Barbara 혼자만이 부른 곡으로 때묻지 않으면서도 청하한 그녀의 보컬이 그간 Martin에 의해 눌려왔던 것을 만회해 보이고 있으며, 후반부에서는 Julian의 건반연주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차분하게 부르는 Barbara의 목소리로 시작되는 (We Were A Happy Crew)는 뒷부분에서 다시 Martin이 가세해 그의 스타일로써 곡을 마감하고 있다. 

 
 
 
 


2분의 짧은 곡 (Love Is A Funny Thing)에 이어 이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는 (The Duke Of Beaufoot)은 Spirogyra를 단순히 포크록 그룹이 아닌 아트록 그룹으로서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곡이다. 웬만한 심포닉 그룹들도 해내기 어려울 정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지속되는 긴장감 그러면서도 흐트러짐 없는 멜로디의 전개, 열정을 다해 부르고 있는 Martin과 그를 받쳐주는 나직한 Barbara의 보컬 하모니가 뭉클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외국에서는 흔히들 Spirogyra를 프로그레시브 포크록 그룹이라고 칭한다. 하지만 데뷔작을 통해 보여준 이들의 사운드는 아트록 그룹으로서의 충분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Spirogyra!! 이들은 단순히 포크록 그룹이라고 칭하기에는 너무나 아쉬운 음악적 “끼”를 담고 있다. 그럼, 이제 이들의 “끼”를 들어볼까

여러분의 귀는 누가 청소 해줍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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